2016년 6월 13일 월요일

프랑카평화 2016. 6. 13. 14:33

쓸쓸한 낙서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복효근

 

 

철거지역 담벼락에

휘갈겨 쓴 붉은 스프레이 글씨,

SEX

 

저것을 번역한다면

‘사랑’이거나 ‘씹할’ 정도가 아닐까

분노와 욕망이 함께 거주하는

저 덜렁 벽 하나뿐인 집

 

버티고 선 포크레인

그리고 도심의 휘황한 불빛 앞에서

 

피 흘리듯 흘림체의 저 SEX는

누리고 있는 자가 더 누리기 위한 호사는 아닐 것

애써 다독이며 숨어서 하는 쓸쓸한 수음과도 같은 것

 

분노하고픈 사랑이여

사랑하고픈 분노여

 

제 몸을 내어준 벽이 홀로 쓸쓸하다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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