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규원

프랑카평화 2017. 7. 1. 01:01

물물과 나


오규원




7월 31일이 가고 다음날인

7월 32일이 왔다

7월 32일이 와서는 가지 않고

족두리꽃이 피고

그 다음날인 33일이 오고

와서는 가지 않고

두릅나무에 꽃이 피고

34일, 35일이 이어서 왔지만

사람의 집에는

머물 곳이 없었다

나는 7월 32일을 자귀나무 속에 묻었다

그 다음날과 다음날을 등나무 밑에

배롱나무 꽃 속에

남천에

쪽박새 울음 속에 묻었다


     


오후와 아이들


오규원

 



한 아이가 공기의 속을 파며 걷고 있다

한 아이가 공기의 속을 열며 걷고 있다

한 아이가 공기의 속에서 두 눈을 번쩍 뜨고 있다

한 아이가 공기의 속에서 우뚝 멈추어 서고 있다

한 아이가 공기의 속에서 문득 돌아서고 있다   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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